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♧ 가 을 / 김 병 묵♧

반 석 2007. 10. 13. 10:05


        ♧ 가 을 ♧ 詩 / 김 병 묵 신록의 계절을 지나와 노랗게 몸을 뉘인 은행잎의 마른 가슴에 이름을 써봅니다 사랑했던 누군가의 이름을 퇴색되어지는 초록을 쓰다듬으며 서럽게, 서럽게 다가오는 이 가을엔 붉어진 그리움으로 한 줄의 시를 적어 보렵니다 환하게 피었다가 쪽빛 꿈으로 떠나는 것과 아픔조차도 아름다움으로 어깨를 감싸는 추억의 시간들을 곱다라니 접어 떠나가는 실구름처럼 편에 실어 보낼 겁니다 그리곤 멀어지며 작별을 예고하는 저 하늘 시리 워 슬픈 청라 옷깃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가을처럼 잠이 들렵니다